[뉴스데스크] ◀ 앵커 ▶
한 남성이 여성을 마구 때리고 성폭행까지 하려다가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출동한 경찰이 당시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보고 CCTV조차 확인하지 않았는데요.
가해자인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도 한 달이 다 돼서야 신청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0일 강릉 시내의 한 옷가게.
여성인 주인과 친구가 가볍게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손님으로 온 남성이 술자리에 동석합니다.
2시간 가까이 지속된 술자리 도중, 남성이 여성의 몸을 만지더니 갑자기 폭력적으로 돌변했습니다.
여성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가게에 진열된 구두로 얼굴을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피해자] "빠져나올 수가 없게끔 '암바'라고 하나, 주짓수까지 막 썼어요. 손목 막 꺾고요. 일단은 맞다가 한번 정신을 잃었어요."
여성의 친구가 남성을 뜯어말리다 경찰에 신고한 뒤에도 남성의 폭력은 계속됐습니다.
차량으로 2분 거리에 경찰 지구대가 있었지만, 경찰은 신고한 지 10분이 다 돼서야 도착했습니다.
또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CCTV영상도 확보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5일이 지나고 나서야 현장 CCTV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초동조치보고서에 (성범죄) 인지가 됐으면 작성을 하잖아요?) 그게(성범죄 혐의가) 있어가지고 한다고 하면 거기까지 하겠는데, 그 내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경찰의 늦장 대응이 이어지는 동안 피해자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습니다.
[임소진 / 변호사] "(피해자가 옷이 벗겨진 채) 기어 나와서 경찰관을 맞이했다고 하는데, 성범죄 관련 여부도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되는 부분이 매우 아쉽고요."
뒤늦게 성범죄 혐의를 파악한 경찰은 사건 발생 26일이 지나서야 강간치상과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