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인사 “민간활동 당시 전관예우 받았는지 따질 것”
김앤장 고문 시절 론스타 의혹엔 ‘관여한 바 없다’ 부인
‘올드보이’ 평가 속 현시대에 맞는 리더십 여부도 쟁점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73)가 2017년 말부터 최근까지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4일 알려졌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책임론과 에너지 대전환·팬데믹 등 변화된 시대상에 맞는 리더십을 갖췄는지 여부도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은 그가 공직을 떠나 있던 약 10년간의 시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명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첫 출근을 하면서 “성실하게 준비해 청문회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지명자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2008년 2월까지 일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2월부터 3년간 주미 대사로 활동했다. 2012년 2월부터 3년간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지냈고, 2015년 1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비영리 민간기구인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을 맡았다. 2021년 3월부터 에쓰오일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한 지명자 검증은 민간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활동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07년 4월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만큼 그 이전의 이력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는 통화에서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민간활동을 하며 전관예우 등을 받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명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있으면서 2017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지 3년 동안은 연봉 5억원씩, 그 이후로는 3억원을 받아 18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명자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8개월간 김앤장 고문으로 1억5000여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 지명자는 김앤장 고문 역할에 대해 “외국기업에 한국 투자를 설득하는 일을 했다”고 SBS에 말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책임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는 저축은행 사태를 촉발한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악의 책임자”라며 인준을 반대했다. 2006년 부총리였던 한 지명자가 시행령 개정으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한도를 완화해 저축은행 부실화를 불러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선 한 지명자가 2002년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한 이력을 주목하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한 지명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은폐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한 지명자는 이날 “국가 정부의 정책 집행자로서 (론스타에) 관여한 적이 있지만 김앤장이라는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이 나오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드보이’로 불리는 한 지명자가 변화된 시대상에 걸맞은 리더십을 갖췄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주기적 팬데믹, 기후위기, 에너지·디지털 전환 등 대전환기 숙제와 양극화, 저성장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 국정운영 철학과 역량을 갖췄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