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무사고'라고 홍보를 해 오던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에서 환자 두 명이 수술을 받고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보도가 나간 이후에 환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눈매 수술을 받으러 갔다가 병원의 권유로 코 수술을 받은 한 40대 환자는 코끝에 있는 신경이 썩어서 괴사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고재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3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수술실.
한 수술방에 두 개의 수술대를 놓고 동시에 수술이 진행되는데, 담당 마취의는 한 명뿐입니다.
의사가 해야 할 수술 부위 봉합을 간호사가 대신 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당시 안면윤곽 수술을 받던 20대 여성이 목숨을 잃는 등 의료사고 논란이 잇따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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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만난 또 다른 40대 여성.
작년 9월, 비교적 간단하다는 눈매 교정수술을 받으러 같은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비염수술에 코끝 성형수술, 또 눈꺼풀을 올려주는 수술까지 권했습니다.
[피해 환자] "비염 진단받으면 (코 성형) 수술비 거의 대부분을 실비(보험)로 할 수 있다고, 코끝 살짝 올리면 훨씬 나을 거라고…"
그런데 수술 후 실밥을 풀러 병원에 갔더니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보호대를 풀자 코끝의 세포 조직이 썩어서 죽은 '괴사' 현상이 확인된 겁니다.
병원에선 혈액순환 문제 때문인 것 같다며 과실을 인정하고, 두 차례 추가 지방이식 수술을 했습니다.
하지만 흉터는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고 지금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일상활동에 지장 없을 거라던 눈썹 절개 라인도 6개월 지난 지금, 흉터처럼 남아 있습니다.
영업직을 하던 이 여성은 수술 후 거의 일을 하지 못했다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피해 환자] "지인분들 빼고는 제가 새로운 고객을 못 만났어요. 거의 수입이 없었죠"
당연히 병원에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병원장은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에겐 '경영권이 없다'며 내부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장 (2021년 12월 30일 녹취)] "제가 의사라서‥ 사실은 경영하는 그런 의사도 있는데 (제가) 아직 그 정도 나이는 안 됐고"
이 병원의 경우, 실제 소유주가 의사가 아닌 60대 재미교포 여성이라는 '불법 사무장 병원' 의혹이 제기된 상황.
병원은 수술 두 달이 지나서야, 합의금 450만 원과 '소송 금지' 조건 등이 담긴 합의문을 제시해 피해자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안면윤곽 수술을 받다 숨진 혜림 씨 사건 등 의료사고 의혹은 물론, '사무장 병원'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를 끝내고 최근 정식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간호사가 봉합 수술을 맡았다는 대리수술 의혹도 내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추가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