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높았던 ‘그래미 벽’… “아미들에 보답 못해 아쉽다”
|
수박보세요 |
| |
조회 : 5340 |
| |
댓글 : 0 |
| |
추천 : 1 |
| |
등록일 : 2022-04-05 오전 6:48:18 |
원본보기 |
|
그래미 어워즈의 벽은 높았다. 미국 음악시장 정상의 마지막 관문인 그래미 어워즈는 올해도 방탄소년단(BTS)에 빗장을 풀지 않았다.방탄소년단은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도전했지만 최종 수상에는 실패했다. 트로피는 도자 캣·시저의 ‘키스 미 모어’(KISS MEMORE)에 돌아갔다. 강력한 수상 후보자로 거론됐던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같은 부문에 올랐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방탄소년단이 남긴 족적은 크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2년 연속 선정된 것만으로도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신기록을 썼다. 3년 연속 퍼포머로 무대에 오른 것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말끔한 검은색 정장을 맞춰 입고 ‘버터’ 무대를 펼쳐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다만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최고상을 받거나 트로피를 휩쓴 것과는 대비된다. 방탄소년단이 보수적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을 설득하지 못한 결과다.
3대 시상식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 어워즈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투표로 이뤄지는데, 실상 백인 남성 팝스타를 중심으로 시상이 이뤄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그래미 후보가 발표된 지난해 11월에도 ‘버터’로 빌보드 차트 10주 정상을 지키는 등 올해 최장 1위를 해 놓고도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에 후보로조차 지명되지 않은 것을 두고 방탄소년단이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카데미 시상식 등 미국 문화계에서 다양성을 인정해 가는 현상을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래미가 다른 상에 비해 완고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을 잘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적 인기나 사업성을 잣대로 삼은 다른 시상식과 달리 그래미는 음악성을 중점에 둔 만큼, 이번 결과를 계기로 방탄소년단이 음악적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에는 하나의 숙제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이너마이트’, ‘버터’ 같은 곡들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반면 본인들 정체성이나 목소리가 확실히 담겨 있지는 않다”며 “대중적 성과 이면에 방탄소년단만의 색깔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도 “그래미 후보로 오른 것만으로도 성공을 의미하지만 지금까지 대중적인 곡들로 미국 시장에서 승부를 봤다면 이제는 아티스트로서 그룹 색이 묻어나는 음악 등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시상식이 끝난 뒤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래미) 상을 받으면 ‘아미’(방탄소년단 팬덤)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는데 조금 아쉬웠다”고 전했다. 멤버 슈가는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된 것만 해도 벌써 두 번째인데 슬퍼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멤버들을 다독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