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앙드레 도박 성공기
2편 : 하우스는 기억한다
검은 세단 문이 열렸다.
빅앙드레는 잠시 멈춰 섰다.
차 안에는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
은색 넥타이핀, 반짝이는 구두, 표정 없는 얼굴.
돈 냄새가 났다.
“타.”
명령처럼 짧은 한마디.
빅앙드레는 묻지 않고 올라탔다.
가난한 사람은 기회를 보면 이유부터 묻지 않는다.
차는 도시 외곽 언덕 위 거대한 건물 앞에 멈췄다.
간판은 없었다.
창문도 적었다.
하지만 입구엔 경호원 넷이 서 있었다.
남자가 말했다.
“여긴 관광객 오는 카지노가 아니다.”
“그럼?”
“돈이 돈을 먹는 곳이지.”
문이 열리자
조용한 음악과 함께 거대한 홀 내부가 드러났다.
샹들리에 아래,
정치인 같은 얼굴들.
기업가 같은 손목시계들.
조폭 같은 눈빛들.
빅앙드레는 직감했다.
여긴 웃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서로 죽이러 오는 곳이다.
“저놈이냐?”
수염 난 사내 하나가 비웃었다.
“쥐새끼처럼 생겼는데.”
빅앙드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중년 남자가 말했다.
“어젯밤 바닥 카지노에서 세 시간 만에 세 배 만들었다.”
“운 좋았겠지.”
“확인해 보면 되잖나.”
그들은 빅앙드레를 바카라 테이블에 앉혔다.
초기 칩은 천만 원.
빅앙드레 인생에서 처음 보는 숫자였다.
하지만 손은 떨리지 않았다.
첫 판. 패스.
둘째 판. 소액 베팅.
셋째 판. 승리.
넷째 판. 패배.
다섯째 판. 두 배 회수.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빅앙드레는 카드가 아니라
사람을 읽고 있었다.
누가 조급한지.
누가 허세를 부리는지.
누가 잃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는지.
그리고 하우스가
언제 판을 길게 끌고, 언제 빨리 넘기는지도.
그는 중얼거렸다.
“기계는 랜덤이어도… 사람은 반복하지.”
두 시간 후.
칩은 천만 원에서 삼천오백만 원이 되어 있었다.
수염 난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도 안 돼.”
빅앙드레가 처음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당신 손가락.”
“뭐?”
“질 때마다 엄지손톱 긁더라.”
사내 표정이 굳었다.
“다음 판에도 그랬고.”
주변이 조용해졌다.
빅앙드레는 칩을 쓸어 담으며 말했다.
“당신은 패를 숨긴 게 아니라, 얼굴을 다 보여줬어.”
중년 남자가 웃었다.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
“이름값 하네, 빅앙드레.”
“난 아직 작아.”
“그래. 그래서 더 무섭지.”
남자는 봉투 하나를 테이블 위에 밀었다.
안에는 현금 오천만 원과 카드키가 들어 있었다.
“오늘부터 내 밑에서 일해라.”
“무슨 일?”
“도박.”
빅앙드레는 고개를 저었다.
“난 남 밑에서 안 해.”
경호원들이 움직였다.
하지만 남자는 손을 들어 막았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
“좋아.”
“그럼 네 판을 만들어.”
그날 새벽.
빅앙드레는 오천만 원이 든 봉투를 들고 건물을 나왔다.
언덕 아래 도시의 불빛이 펼쳐졌다.
밑바닥에서 보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높이였다.
그는 봉투를 꼭 쥐었다.
“이 돈은 시작금이다.”
처음으로 가진 돈.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의 돈일 돈.
뒤에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심해라, 꼬마.”
“하우스는 돈 잃는 건 참아도…”
잠시 침묵.
“기억 잃는 건 못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