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앙드레 도박 성공기
1편 : 칩 한 개의 무게
비는 도시의 가장 낮은 곳부터 적셨다.
하수구 냄새와 싸구려 담배 연기가 뒤섞인 골목 끝, 빅앙드레는 자판기 아래 떨어진 동전을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다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보면 웃었다.
이름은 빅앙드레 정작 키는 작고 어깨는 좁았다.
체구는 왜소했고, 바람이 세게 불면 넘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눈빛만은 달랐다.
작고 마른 얼굴 위에 박힌 두 눈은, 늘 무언가를 계산하고 있었다.
사람의 표정, 손끝의 떨림, 주머니 속 동전 소리까지.
“야, 빅앙드레. 오늘도 바닥 긁냐?”
노점상 사내가 비웃듯 말했다.
빅앙드레는 대답하지 않았다.
손바닥 위 동전을 쥔 채 그대로 골목을 빠져나갔다.
그날 밤, 그는 처음으로 카지노에 들어갔다.
네온사인이 비에 젖어 번졌다.
문이 열리자 따뜻한 공기와 향수 냄새, 전자음, 웃음소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세상은 이렇게 밝을 수도 있구나.
그는 잠시 멈춰 섰다.
자신과 전혀 다른 세계.
정장을 입은 남자들.
보석을 걸친 여자들.
칩을 던지며 웃는 사람들.
빅앙드레는 주머니 속 마지막 돈을 만졌다.
구겨진 지폐 몇 장.
“처음 오셨습니까?”
딜러가 미소 지었다.
“응.”
“추천 게임 있으십니까?”
“돈 되는 거.”
딜러는 피식 웃었다.
처음 앉은 테이블은 바카라였다.
규칙도 제대로 몰랐다.
하지만 그는 다른 걸 봤다.
카드를 받는 손의 속도.
패를 확인할 때 숨을 멈추는 습관.
이긴 사람이 다음 판에 무리하게 거는 타이밍.
빅앙드레는 첫 판에 졌다.
두 번째도 졌다.
남은 돈은 만 원.
주변 사람들은 그를 안쓰럽게 쳐다봤다.
작고 초라한 남자 하나가
화려한 바닥 위에서 마지막 돈을 꺼내는 모습은
언제나 좋은 구경거리였다.
빅앙드레는 마지막 지폐를 칩으로 바꾸며 중얼거렸다.
“이제부터 시작이지.”
세 번째 판.
그는 처음으로 웃었다.
“플레이어.”
카드가 뒤집혔다.
승리.
칩 하나가 그의 앞으로 밀려왔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
하지만 빅앙드레에게는 세상이 처음 건네는 악수 같았다.
새벽 세 시.
빅앙드레는 처음 들어올 때보다 세 배 많은 돈을 손에 쥐고 카지노를 나왔다.
비는 그쳐 있었다.
젖은 거리 위 가로등 불빛을 보며 그는 생각했다.
세상은 힘센 놈이 먹는 곳이 아니다.
읽는 놈이 먹는 곳이다.
그리고 그는 몰랐다.
오늘 손에 쥔 칩 한 개가
훗날 수백억 판돈의 시작이 될 줄은.
골목으로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을
검은 세단 안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
창문이 천천히 올라갔다.
“저 작은 놈… 이름이 뭐지?”
“빅앙드레입니다.”
“웃기군.”
차 안의 남자가 낮게 웃었다.
“데려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