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파크
로딩중

무서운이야기 "아무도 없었다."

홀짝귀신디여니
| 조회 : 3495 | 댓글 : 0 | 추천 : 1 | 등록일 : 2022-01-16 오전 10:35:31
"띵동, 띵동"

"아─ 뭐야, 이 시간에···."

난데없는 초인종 소리에 현중은 잠에서 깨어났다.
시간은 새벽 2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의 아내와 일곱 살 난 외동딸은 이틀 전에 아내의 친정인 포항으로
떠나서 아파트에는 그 혼자뿐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은
현중은 자신이 잠결에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하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띵동, 띵동"

하지만 초인종이 다시금 울리면서 그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

"진짜 누구야?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는 안방을 나와 거실로 가면서 짜증을 내며 욕지거리를 했다.

"아니, 이 새벽에 누구세요?!"

현중은 인터폰 버튼을 누르며 화면에다 대고 소리를 쳤지만 정작 초인종을
누른 당사자는 없고 온통 검은색의 공허함만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인터폰 카메라 렌즈를 손바닥으로 막은 것 같았는데 도어락
잠금장치로 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봤지만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뭐야···. 고장 났나?"

현관 밖은 어제부터 내리고 있는 빗소리만이 들리고 있었고,
혹시나 하고 몇 초간 밖을 둘러봤지만 그 어떤 이상한 낌새도 없었다.

"대체 어떤 놈이 오밤중에 장난질이야!"

현중은 일부러 큰 소리로 외치며 다시 문을 닫았다.
그런데.........

"어···? 뭐야···."

그가 문을 닫는 찰나에 현관 밖 센서 등이 켜진 것이다.
현중은 문을 확 열어젖히며 소리쳤다.

"누구야! 뒈지기 싫으면 좋게 말할 때 튀어나와라!"

하지만 텅 빈 복도에는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현중은 어깨를 으쓱하며 천천히 문을 닫았다.

"상대도 안 되는 게 까불고 있어···."

바람 때문인지 현중이 힘을 주기도 전에 문이 세게 닫혀 버렸고,
그 순간 현중은 무언가를 보고야 말았다.

"뭐··· 뭐야, 저게···!"

현관문이 반쯤 닫힐 때 무심코 쳐다본 계단 위 천장에
긴 머리의 여자가 거미처럼 거꾸로 매달려서 현중을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알아챈 순간 그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대, 대체 저게 뭐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 2시에 어두운 계단 천장에 매달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기괴한 여자.

현중은 이 상황이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하려 애를 썼다.
결론은 당연히 평범한 일상에서는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휴대폰··· 휴대폰 어디 갔어···?"

현중은 충전 중인 휴대폰을 떠올리며 안방으로 가기 위해
현관문을 등지고 몸을 돌렸다.
바로 그때···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누군가 초인종을 마구 누르기 시작했고,
현중은 엉거주춤한 자세 그대로 굳어 버렸다.

"띵동, 띵동─ 쿵쿵쿵쿵"

누군가 무서운 속도로 초인종을 누르더니 급기야
현관문을 미친 듯이 두드렸다.

어찌나 세게 두드리는지 문이 당장이라도 뜯겨 나갈 것 같았다.

"바, 밖에 누구세요?!"

현중은 떨리는 목소리로 밖을 향해 겨우 외쳤고,
너무 놀라고 당황했던 탓에 경비실에 연락을 하거나
경찰에 신고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문밖에 있는 기괴한 여인이
자신을 먼저 해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저에요. 잠시 문 좀 열어 주시겠어요?"

문밖의 여인으로 추정되는 그 목소리는 의외로 아주 차분하고
부드러웠는데 처음 본 사람이라도 금방 혹할 정도로 감미로웠다.

"저, 저라뇨···? 누굴 찾아온 겁니까?"

"아이, 참···. 벌써 저를 잊은 거예요? 진짜 실망이에요."

그런 여인의 목소리에 빠져든 현중은 ‘내가 아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니··· 진짜 누구신데요? 제 이름이 뭔지는 아세요?"

그런 현중의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그렇게 한참이 지났을 때 현중은 문득 문밖의 상황이 궁금해졌다.
여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자신이 정말 큰 착각을 한 것 같아서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현중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아까 전 그 기괴한 여인을
목격했던 계단 천장 쪽으로 시선을 고정시킨 채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잠결에 내가 헛것을 봤겠지’ 하고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다행히 계단 천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역시 그가 착각한 것일까.

현중은 언제라도 문을 닫을 수 있도록 문 손잡이를 꼭 붙잡은 채
복도 천장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하지만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그런지
물 비린내만 풍겨올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 역시 잘못 봤나···."

허탈함을 느낌과 동시에 마음이 놓이면서 안심이 된 현중은
다소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런데 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밖에서 누군가 문을 꽉 붙잡고 있는 것처럼
너무나도 무겁게만 느껴졌다.

"뭐, 뭐야···. ···헉···!"

현중은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깨달음과 동시에
문을 닫으려고 온몸에 힘을 주었다.

현관문 옆에서 군데군데 피딱지가 굳어 있는 비정상적으로
긴 손가락과 심한 물 비린내가 풍겨오는 여인의 젖은 머리가
동시에 확 튀어나왔던 것이다.

머리와 손이 튀어나온 곳은 현중의 머리 바로 한 뼘 위였는데
여인은 아마도 현관문 뒤쪽의 천장에 거미처럼
달라붙어 있었던 것 같았다.

"자기야~. 내가 오늘 밤에 같이 있을게. 문 좀 열어 줄래?"

여인은 현중을 보고 환하게 웃었고,
그러자 군데군데 썩어 있는 누런 치아가 드러나며 심한 악취가 풍겨왔다.

"자기야~. 같이 있자. 응?"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그 목소리가 더할 나위 없이 달콤했는데
아주 급박하고 공포스러운 그 상황에서 오래전에 헤어진
첫사랑이 떠오를 정도였다.

"아, 안 돼!!"

기괴하게 웃고 있는 저 괴상한 여인을 집 안에 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니, 절대 안으로 들어오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이 들자 현중은 이를 악물고
문 손잡이를 당겨서 겨우겨우 문을 닫았다.

"힉!!"

문과 문틀 사이에 낀 여인의 두 손가락이 수수깡처럼
너무도 쉽게 잘리면서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손가락이 끼면서 완전히 닫히지 않은 문틈 사이로 바람이 불어와
문은 다시 활짝 열리고 말았다.

그 사이에 가볍게 바닥으로 뛰어내린 여인은
거미처럼 팔다리를 뻗으며 빠른 속도로 바닥을 기어서 그에게 다가왔다.

"아, 안 돼···! 저리 가···!!"

아슬아슬하게 여인을 피한 현중은 거실을 잽싸게 가로질러
문이 열려 있는 작은방으로 도망쳤다.

휴대폰이 있는 안방은 하필 문이 닫혀 있어서
방문을 여는 사이에 잡힐 것만 같았다.

"똑똑똑똑"

"열어 줘···. 열어 줘···! 나랑 같이 살아. 외로워서 죽을 것 같아···. 빨리 열어···! 죽여 버릴 거야···. 죽일 거야···! 잘못했어···. 제발 문 좀 열어 줘! 사랑해. 그러니까 열어 줘."

"저리 가라고···! 당장 꺼져!!"

"똑똑똑똑"

"당장 열어! 안 그러면 네 혀를 뽑아 버릴 거야.
두 눈알을 파서 고통스럽게 만들 거라고. 빨리 문 열어."

"나한테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문 손잡이를 붙잡고 있던 현중은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평범하고 평온했던 일상은 단 몇 분 만에
공포영화 속 한 장면으로 변해 버렸다.
여인은 한참 동안 문을 두드렸고,
그러다 일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당신 이름이 현중이구나? 현중 씨~
나 문 열어 주면 안 돼? 나 자기 얼굴 보고 싶어."

여인이 또다시 달콤한 목소리로 현중을 달래기 시작했다.

"현중 씨. 나 자기 팔베개하고 잠들고 싶어. 문 좀 열어 줘~."

감미로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자 현중이 느끼는 공포는 극에 달했고,
그는 작은방 창문을 열고 밖을 향해 소리쳤다.

"살려 주세요!! 가, 강도가 있어요!! 누가 경찰에 신고 좀 해 주세요!!!"

그것은 휴대폰도, 전화도 없는 현중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간절한 요청이었다.

비록 늦은 시간이기는 했지만 분명 누군가
자신의 외침 소리를 듣고 신고해 줄 것이라 믿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누가 신고 좀 해 주세요!!
1305호예요! 좀 도와주세요!!"

현중은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 외침에 응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가운 빗물만이 그의 얼굴과 상의를 적실 뿐이었다.

"하, 제발···. 제발 누가 좀···."

"무슨 일이에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바로 그때 창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현중은 믿지도 않는 신에게 감사하며 재빨리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었고,
차가운 빗물이 현중의 얼굴을 강하게 때렸다.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 진짜 걱정되요. 현중 씨, 제가 도와드릴까요?"

창밖으로 내민 현중의 머리 바로 위에 기괴한 여인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것이다.
여인의 입에서 흘러내린 끈적한 침이 현중의 이마에 떨어졌다.

"현중 씨~ 현중 씨~."

여인이 손을 뻗으려는 찰나 현중은 재빨리 몸을 숙였고,
여인의 날카로운 손톱을 간신히 피한 뒤 작은방의 문을 열고
그 길로 밖으로 도망쳐 버렸다.

"사람 살려···! 좀 도와주세요···!"

현중은 옆집 문을 몇 번이고 두드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계단을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닥치는 대로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청했다.

"똑똑똑똑"

"제발 좀 도와달라고, 이놈들아···!!"

하지만 문을 열고 현중을 도와주려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현중이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던 그 순간···

"흐히힛! 현중 씨!"

계단 난간에서 불쑥 튀어나온 손이 현중의 발목을 낚아챘고,
그는 중심을 잃고 쓰러지며 계단 아래쪽으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무언가 축축한 물체가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을 느끼며
현중은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3개월 후.
겨울을 알리는 비가 저녁 무렵부터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현중은 일주일 전 아이와 함께 친정에 내려간 아내를 떠올렸고,
현관으로 다가가서 새로 설치한 4개의 잠금장치를 순서대로 단단히 잠갔다.

그는 집 안에 열린 창문이 없는지 다시 한번 철저히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으아아아아악─!!!"

새벽 2시가 되자 어디선가 희미하게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현중은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한다.

설령 그것이 기괴하게 생긴 거미 여인일지라도 말이다.
댓글모음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분류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추천
일반 딸기를 더 맛있게 먹을 수는 없을까?
꼬꼬마남치니
01/16 3751 1
일반 ㅡㅡㅡㅡㅡㅡ선착순 8명 (다쥬기햄 소나무 이벤트)[16]
킹카라등장여
01/16 3865 1
일반 다주기행님 불 붙있다
꽃피는봄
01/16 3896 0
일반 무서운이야기 "일가가 전멸한 이야기"
홀짝귀신디여니
01/16 3432 1
일반 무서운이야기 "살목지에서의 낚시"
홀짝귀신디여니
01/16 5772 1
일반 무서운이야기 "혼을 갉아먹는 귀신"
홀짝귀신디여니
01/16 3479 1
일반 무서운이야기 "폐모텔에 갔다가"
홀짝귀신디여니
01/16 3625 1
일반 무서운이야기 "뒤돌아보지 마세요"
홀짝귀신디여니
01/16 3623 1
일반 건강한 다이어트 간식, 군밤 어떠세요?
꼬꼬마남치니
01/16 3538 1
일반 무서운이야기 "무서운 꿈을 꾸는 방법"
홀짝귀신디여니
01/16 3507 1
일반 무서운이야기 "머리가 두둥실"
홀짝귀신디여니
01/16 3313 1
일반 무서운이야기 "아무도 없었다."
홀짝귀신디여니
01/16 3495 1
일반 무서운이야기 "그 여자네 집"
홀짝귀신디여니
01/16 3597 1
일반 무서운이야기 "고양이"
홀짝귀신디여니
01/16 3752 1
스카이파크 게임메뉴
해달별게임
해달별
하늘의 최강자를 가린다!
바카라게임
바카라
두근두근 악마의 게임!
스피드바카라게임
스피드 바카라
쉴틈이 없다! 더욱 빠르게!
조커바카라게임
조커 바카라
조커는 두배? 재미도 두배!
포커게임
포커
최고의 패를 쥐어라!
페어게임
페어게임
아슬아슬한 한끗 승부!
홀짝게임
스카이 홀짝
둘중 하나만 골라 홀 OR 짝?
드래곤타이거게임
드래곤 타이거
최강은 누구인가?
블랙잭게임
스카이 블랙잭
버스트인가 메이드인가? 한장 더!
삼치기게임
삼치기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게임
주사위게임
주사위
행운을 굴려보자!
룰렛게임
스카이 룰렛
판은 오늘도 돌고있다
해적게임
해적게임
좌크냐! 우크냐! 칼을 던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