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KIA는 개막 2연전서 외국인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왼손투수 션 놀린은 3일 광주 LG전서 0-2로 뒤진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김현수의 타구에 팔꿈치를 강타 당했다. 그것도 공을 던지는 왼팔이었다. CT 촬영 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음 등판이 정상적으로 가능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반면 왼손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무난하게 연착륙했다. 2일 개막전서 3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를 골라내는데 그쳤다. 그러나 3일 경기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심지어 데뷔 첫 안타가 솔로포였다.
LG 선발투수 이민호에게 2B2S서 살짝 높게 들어온 147km 패스트볼을 힘껏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회에는 리그 대표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커터를 공략해 우선상 안타를 생산했다. 1B2S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낮게 떨어지는 공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파워에 기동력, 정확성을 두루 갖춘 중거리 외야수라는 평가 속에 힘과 정교함. 집중력을 고스란히 확인한 장면들이었다. 비록 KIA는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지만, 소크라테스의 빠른 KBO리그 적응 조짐은 고무적이었다.
아무래도 소크라테스를 언급할 때 2017~2018년 2년 연속 3할, 2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로저 버나디나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2017년 통합우승 시즌 때 리드오프와 3번 타순을 오가며 이명기(NC)와 함께 타선을 잘 이끌었다. 좋은 운동능력으로 파워와 스피드를 과시했다.
알고 보면 버나디나는 역대급 5툴 외국인타자였다.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성공한 외국인타자였다. 소크라테스로선 버나디나와의 비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쨌든 KIA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비슷한 유형의 선수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흥미로운 건 버나디나는 2017시즌 당시 KBO리그 적응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다. 실제 2017년 4월까지(3월 1경기 포함) 성적은 타율 0.255 1홈런 9타점 15득점 9도루였다. 그나마 8개의 볼넷과 9개의 도루로 최소한의 생산력을 보여줬지만, 타구의 질은 좋지 않았다. 당시 김기태 전 감독이 훗날 "타구가 외야로 나가지도 못했다"라고 했다.
버나디나는 데뷔 8경기(4월9일 광주 한화전)만에 처음으로 홈런을 뽑아냈다. 심지어 두 번째 홈런이 나올 때까지(5월18일 광주 LG전) 약 40일이 걸렸다. 이랬던 버나디나가 역대 타이거즈 최고 외국인타자가 됐다.
소크라테스가 버다니나급일까.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최소한 앞으로 약 1~2개월 정도를 지켜본 뒤에 할 수 있다.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분명한 건 소크라테스의 시작은 상당히 좋았다는 것이다. 나성범 등 동료들은 소크라테스가 성격이 밝고 적응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