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개그맨 K 씨는 꽉 찬 스케줄 때문에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K 씨의 유일한 낙은 모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새벽에 혼자 베란다에서 피우는 담배 한 대였습니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K 씨는 아내에게 끔찍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여보. 우리 라인 위층에서 어떤 아줌마가 투신했대.
어후, 밖에 나가기가 무서워."
"뭐라고? 언제?"
"엊그제 새벽에 그랬다는데···.
당신이 지방으로 일 나갔을 때 말이야."
그런 아내의 말에 K 씨 역시 안타까움과 함께
말할 수 없는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며칠 후, 동료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한
K 씨는 담배 한 대를 꺼내 들고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서늘한 밤바람을 쐬며 K 씨는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휴···. 아이고, 아주머니···. 거 왜 투신하셔갖고
저 담배도 못 피우게 하십니까? 이게 내 유일한 낙인데···.
아주머니 때문에 찝찝해서 베란다로 못 나오겠어요.
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 좋은 세상 다 살아 보지도 못하고
그리 바삐 가셨나요···. 끅···."
그렇게 K 씨는 고인이 된 아주머니에게 주사를 했고,
그 일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며칠이 지났습니다.
K 씨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고,
두 아이들 중에 아직 많이 어린 둘째 아이를
아내의 이모님께 맡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둘째 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
이모님 댁을 방문한 K 씨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이모님,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애 보시느라 힘드셨죠?"
"강 서방, 그 아주머니 누군가?"
"네? 아주머니요?"
"자네, 최근에 뭐 말실수한 거 있어?"
"아니요. 특별히 실수한 건 없는데요. ····· 혹시···."
그렇습니다.
무속인이었던 아내의 이모님께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그 아주머니가 찾아왔던 것입니다.
"이 아저씨 어디 갔어···. 어디 갔어···!"
"아니, 아줌마. 대체 누군데 우리 강 서방을 찾는교?"
"내가 죽어서까지 남한테 싫은 소리를 들어야겠어?
어?! 술 처먹고 어디서 막말이야! 내가 자기한테
뭐 잘못한 게 있어서···! 어디 갔어··· 당장 불러와!"
이모님은 아주머니를 좋게 어르고 타일러서 보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K 씨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아지매, 자기가 죽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뱅뱅 맴돌면서
강 서방 자네가 하는 말, 행동 다 듣고 보고 있었다고.
항상 말조심하게나. 죽는다고 그걸로 다 끝나는 게 아니야.
산 사람만 돌아다니는 게 아니란 말이네."
K 씨는 그 이후로 매사에 신중하고 언행에 더욱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 말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