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앙드레 도박 성공기
7편 : 배신은 항상 안쪽 문으로 들어온다
사무실은 밤새 수리됐다.
깨진 유리창은 새것으로 갈렸고,
피 묻은 바닥은 말끔히 닦였다.
하지만 냄새는 남아 있었다.
돈 냄새.
피 냄새.
그리고 배신이 오기 직전의 냄새.
빅앙드레는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리나가 물었다.
“민회장이 그냥 물러났다고 생각해?”
“아니.”
“그럼 왜 조용하지?”
빅앙드레는 잔을 내려놓았다.
“밖에서 오는 적은 시끄러워.”
“안에서 오는 적은 조용하지.”
그날부터 이상한 일들이 시작됐다.
예약된 VIP가 갑자기 취소됐다.
거래 직전 정보가 새어나갔다.
창고에 숨겨 둔 현금 위치를 누군가 알고 있었다.
직원들은 서로를 의심했다.
정보책 김두식은 소리쳤다.
“누가 팔아먹는 거야!”
환전 담당 미선은 울먹였다.
“난 아니에요!”
리나는 모두를 노려봤다.
“입 닥쳐. 범인은 우리가 찾는다.”
빅앙드레는 아무 말 없이
직원들 손만 보고 있었다.
떨림.
시선 회피.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
누군가는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그날 밤.
빅앙드레는 직원 전원을 불러 모았다.
작은 사무실 중앙에 의자 다섯 개를 놓고
각자 앉게 했다.
탁자 위엔 봉투 하나가 놓였다.
현금 오억.
사람들의 눈빛이 동시에 흔들렸다.
빅앙드레가 말했다.
“오늘 범인 찾는다.”
“방법은 간단해.”
“지금부터 한 명씩 방으로 들어가.”
“봉투를 들고 나와도 되고, 안 들고 나와도 된다.”
직원들이 웅성거렸다.
리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빅앙드레는 미소 지었다.
“돈 앞에서 사람은 설명서를 벗거든.”
첫 번째. 미선.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왔다.
울고 있었다.
두 번째. 김두식.
봉투를 만져 보기만 하고 나왔다.
세 번째. 경리 직원.
손도 대지 않았다.
네 번째.
리나였다.
방 안에 들어간 그녀는
1분 넘게 나오지 않았다.
문이 열리고 나왔을 때
표정은 읽히지 않았다.
빅앙드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 한 명.
운전기사 박철수.
평소 말없고 성실하던 남자.
그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10초 만에 나왔다.
빈손이었다.
“난 아닙니다, 형님.”
빅앙드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그리고 모두를 내보냈다.
리나가 따라와 물었다.
“누군데?”
“박철수.”
“뭐? 걘 돈도 안 가져갔잖아.”
빅앙드레는 창밖을 봤다.
“범인은 돈에 관심 없었어.”
“그럼?”
“살아남는 데 관심 있었지.”
다음 날 새벽.
박철수는 도망치려다 창고 앞에서 붙잡혔다.
주머니엔 휴대폰 두 대.
하나는 민회장 측 연락용이었다.
그는 무릎 꿇고 울었다.
“살려주십시오… 협박받았습니다…”
“가족이 있다고 했습니다…”
리나는 분노해 소리쳤다.
“죽여.”
빅앙드레는 조용히 물었다.
“왜 마지막에 10초 만에 나왔지?”
박철수는 흐느꼈다.
“돈 가져가면 의심받을까 봐…”
“맞아.”
빅앙드레가 고개를 끄덕였다.
“죄 없는 사람은 돈 앞에서 망설여.”
“죄 있는 사람은 계산부터 하지.”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민회장이었다.
빅앙드레가 스피커폰을 켰다.
“재밌는 놀이 했더군.”
“내 직원 교육 중이었지.”
민회장이 웃었다.
“배신자는 또 생긴다.”
“돈이 있는 한.”
빅앙드레는 차갑게 답했다.
“왕이 약한 한.”
잠시 침묵.
민회장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오늘 밤 자정.”
“항구 창고 7번.”
“USB 가져와.”
“안 오면 네 사람부터 사라진다.”
전화가 끊겼다.
리나는 굳은 얼굴로 물었다.
“함정이야.”
“알아.”
“갈 거야?”
빅앙드레는 의자에 걸린 재킷을 입었다.
“배신자는 안쪽 문으로 들어와.”
“하지만 왕은.”
그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정문으로 나가야 하지.”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항구 쪽 하늘은 더 어두웠다.
리나는 처음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빅앙드레… 이번엔 죽을 수도 있어.”
빅앙드레는 돌아보지 않았다.
“사람은 다 죽어.”
“근데 전설은 시간 정해서 안 죽지.”
다음 편 : 8편 - 항구 7번 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