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앙드레 도박 성공기
6편 : 왕좌는 피로 닦는다
아침 신문 1면.
경제지, 스포츠지, 찌라시까지 전부 같은 사진이었다.
작은 체구의 남자 하나가
백억 칩 더미 앞에 앉아 미소 짓는 장면.
제목은 제각각이었다.
무명 도박사, 하루 만에 백억 신화
카지노 새 황제 등장
빅앙드레, 누구인가
도시는 들끓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빅앙드레는
허름한 국밥집 구석자리에서 순댓국을 먹고 있었다.
리나가 기가 막힌 얼굴로 물었다.
“지금 이 상황에 밥이 넘어가?”
“잘 넘어가.”
“밖에 기자 백 명은 있을걸?”
빅앙드레는 새우젓을 풀며 말했다.
“배고픈 기자는 기사 쓰고, 배고픈 나는 밥 먹고.”
같은 시각.
민회장은 지하 통제실에서 화면을 보고 있었다.
뉴스 채널마다 빅앙드레 이야기뿐이었다.
장태곤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이마엔 핏줄이 서 있었다.
“날 망신 줬겠다?”
민회장은 시선도 주지 않았다.
“네가 스스로 망신당한 거지.”
“죽여버릴까?”
“그러면 네 값어치가 더 떨어져.”
장태곤 주먹이 떨렸다.
민회장이 천천히 돌아봤다.
“복수하고 싶으면 죽이지 마.”
“무릎 꿇려.”
오후.
빅앙드레 사무실엔 투자자가 줄을 섰다.
건설사 대표.
연예기획사 사장.
해외 자본 브로커.
돈 냄새 맡은 사람들은 늘 빠르다.
빅앙드레는 전부 돌려보냈다.
리나가 폭발했다.
“미쳤어? 다 돈인데!”
“아니.”
“그럼?”
“빚이지.”
그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돈 받는 순간, 말도 같이 들어와.”
그날 밤.
사무실 전기가 꺼졌다.
암전.
직원들이 소란스러워지는 순간,
문이 부서지며 남자들이 들이닥쳤다.
도성파였다.
몽둥이, 쇠파이프, 장갑 낀 손들.
선두엔 장태곤이 서 있었다.
“이번엔 카드 말고 주먹이다.”
리나는 숨을 삼켰다.
직원들은 뒤로 물러났다.
빅앙드레만 가만히 서 있었다.
장태곤이 웃었다.
“왜, 다 끝난 표정이냐?”
빅앙드레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럼?”
“늦었네.”
그 순간.
뒤쪽 비상문이 열리며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민회장의 경호팀이었다.
도성파와 충돌.
좁은 사무실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의자가 날아가고, 유리가 깨지고, 비명이 터졌다.
리나는 책상 밑으로 몸을 숨겼다.
“미친 인간들…”
혼란 속에서 장태곤이 빅앙드레에게 달려들었다.
거대한 주먹이 날아왔다.
빅앙드레는 몸을 틀어 피했다.
작은 체구는 이런 순간에 유리했다.
두 번째 주먹.
빅앙드레는 장태곤 무릎을 걷어찼다.
균형이 무너진 거구가 앞으로 쏠렸다.
빅앙드레는 낮게 속삭였다.
“큰 놈은 넘어질 때 더 시끄러워.”
그리고 책상 모서리에 장태곤 얼굴이 처박혔다.
쿵.
피가 바닥에 번졌다.
싸움은 3분 만에 끝났다.
도성파는 끌려 나갔고,
장태곤은 정신 잃은 채 실려 갔다.
민회장이 천천히 들어왔다.
구두에 피 한 방울도 없었다.
“잘 버텼군.”
빅앙드레는 부서진 의자에 앉았다.
“당신이 보냈지.”
“뭘?”
“저놈들.”
민회장이 웃었다.
“시험은 필요하니까.”
리나 표정이 굳었다.
빅앙드레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그럼 나도 시험 하나 하지.”
빅앙드레는 책상 서랍에서 USB 하나를 꺼냈다.
민회장 눈빛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그건 어디서…”
“하우스 지하 통제실.”
“네가?”
“감정 운영 데이터.”
VIP 고객 성향, 정치인 자금 흐름,
조작된 승률 기록까지 담긴 자료였다.
민회장의 미소가 사라졌다.
빅앙드레가 천천히 일어섰다.
“왕좌는 앉는 자리가 아니야.”
“협박할 셈이냐?”
“아니.”
그는 피 묻은 바닥을 내려다봤다.
“청소할 시간이라는 거지.”
새벽.
민회장은 말없이 돌아갔다.
리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 대체 언제 훔친 거야?”
빅앙드레는 창문 없는 밤하늘을 보며 말했다.
“왕을 잡으려면.”
“왕관 치수부터 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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