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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13화 Skypark Original(하앙쿠x노장미 합작)

엑스로즈
| 조회 : 4031 | 댓글 : 2 | 추천 : 3 | 등록일 : 2022-01-11 오전 10:24:44
이바노프가 말을 이었다.

"편하게 이바노프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그래요, 이바노프 청년. 날 찾아온 이유가.. 뭐.."

쿵ㅡ

애써 정신을 붙잡고 있던 헨리가 쓰러졌다.

이미 피도 많이 흘린 터라, 어지러움을 동반해
눈앞도 흐려지던 그가 결국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 수백을 깡그리 정리해버린 낯선 이의 눈앞에서
픽 하고 쓰러져 버린 것이다.
.
.
.
.
"으음..?"

"크리스토퍼 헨리? 정신이 드십니까?"

이윽고 그가 눈을 떴을 땐,
또 다른 낯선 남자가 자신을 몸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당신은 뭔데 남의 몸을 더듬! 으윽..!"

"움직이지 마세요. 실밥 터집니다."

누운 상태에서 고개를 살짝 든 헨리가 본 자신의 몸은
붕대로 칭칭 감긴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헨리가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

"험험! 의사.. 양반이시오?"

덜컹ㅡ

이 방 너머의 조용했던 밖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순간 여러 사람들의 함성으로
가득 메워져 귀를 따갑게 했다.

몇인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외쳤다.

ㅡ 위대하신 왕자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헨리가 왕자님이라는 단어를 듣고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으윽.. 왕자!? 무슨 왕자!! 아니, 여기가 도대체
어디인 게야!"

순간 정신을 다 차린 헨리가 고함을 지르며 말을 이었다.

"이보게! 이보게, 의사 양반! 내 아들! 내 아들 못 봤소!?"

드르륵ㅡ

수술실처럼 보이는 이 방의 출입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그 사이에서는 양옆에서 고개 숙인 여인들의 사이에서
단정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깔끔한 신사복에, 어울리지 않는 면상의 생김새.
이바노프였다.

저 여인들의 사이에 홀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이바노프가
출입문 밖의 수많은 사람들이 왕자라고 떠받드는
사람이라는 것을 헨리는 직감했다.

이바노프의 뒤에는 수십 명의 남자들이 그를 향해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걸어오는 것을 본, 방 안의 사람들도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ㅡ 위대하신 왕자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헨리의 상처를 치료해 주던 남자 또한 헨리의 바로 앞에서
쩌렁쩌렁 소리를 내지르며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아 씨! 귀청 떨어지겠네! 내 아들 어딨냐고!"

"헨리 씨가 시끄럽다 하시네요.
지금부터 여기서 헨리 씨의 귀를 따갑게 하는 자는
입을 꿰매버릴 테니, 조용히들 하세요."

이바노프의 거친 말에 당황한 헨리가
입술을 동그랗게 말았다.

"그.. 그럴 필요까진 없소만..?"

한껏 소리치던 헨리가 목청이 쪼그라들기라도 했는지
소심하게 말했다.
그런 헨리를 보며 이바노프가 고개를 저으며 다가왔다.

"아하하하, 장난입니다!
헨리 씨, 아드님은 잘 모셔 두었으니 걱정 마세요!
정식으로 소개하죠.
저는 '레스 왕국'의 블라디미르 이바노프 왕자입니다."

레스 왕국.
옛 러시아라는 광대한 국가가 분열되어 나누어진
넓은 일대의 여러 국가 중 하나이다.

분명한 건 이곳은 헨리의 집과 거리가 9000km는 떨어진
곳이었다.

지금 바로 이곳이 레스 왕국이란 것을 깨달은 헨리가
당황하며 말했다.

"지.. 지금 내가 의식을 잃은 후부터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거요?"

"아하하하, 걱정 마세요!
날아왔으니 당연히 빠를 수밖에요.
3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어요."

"이 나라가 그런 최첨단 비행 기계가 있단 말이오?"

이를 헨리가 의아해하며 물은 것은, 이 나라가 가난하고
영향력도 약한 약소국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흠..? 너무 실례되는 말 아닌가요?
속말이 너무 잘 들리는군요."

"내 아들.. 내 아들에게 데려가 주시오.
내 아들을 봐야겠소."

"헨리 씨, 당신의 아들은 멀쩡해요.
섭섭하게 너무 의심이 많으시네요.
제가 당신을 살리려고 얼마나 고군분투
했는지는 아시나요?"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쉬는 이바노프를 보며
무안한 헨리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아..! 미안하오, 내가 말실수를 했소. 
아들이 걱정되어 무척이나 보고 싶은 마음으로
뱉은 말이니 이해 좀 해주시오.."

".... 그래요. 따라오세요."

이바노프는 곧바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의 뒤에서 무언가 우스꽝스럽게 졸졸 붙어가던 헨리는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할 때까지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이보게, 이 나라의 기강은 왜 이렇게나 삼엄한가?"

이바노프가 멋쩍게 웃으며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런 사람들을 우리가 왜 아랫것들이라 부르는지
아십니까?"

"당신 같은 높은 사람의 경우에는 하인을 낮잡아
통칭하여 부르는 말 아니오?"

"사전적 의미 말고요."

헨리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면 정답이 뭐란 말이오?"

"아하하, 아닙니다. 심성이 고운 분에게 제가 말실수를
할 뻔했군요."

"음.."

몸이 욱신거리는 헨리는 자잘한 고민 따위는
할 겨를이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왜 이렇게 많아?

헨리의 시야에 들어온 여러 엘리베이터 중, 가운데
엘리베이터는 아주 황금색으로 갑칠이 되어있었다.

저것은 지위가 높은 사람만 탈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이윽고 이바노프가 황금색 엘리베이터의 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이바노프는 80층을 누르며 말했다.

"아! 맞다, 헨리 씨. 당신의 집은 이제 없어요."

"그게 무슨 말이오?"

"테러범들이 애초에 폭탄을 설치해둔 것 같더라고요.
제가 가까스로 당신을 업고 빠져나온 뒤 펑~하고
터졌지 뭐예요."

그의 말을 들은 헨리는 절망적인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에 우리 가족의 추억마저 몽땅.."

뒷목을 부여잡으며 바닥에 주저앉으려는 헨리를
이바노프가 일으켰다.

"아니지, 아니지, 그게 문제가 아닌데..
아이고.. 이제 우리 아들은 어떡하나.."

"걱정 마세요. 제가 부와 명예를 드릴 테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선뜻 부와 명예를 주겠다는
이바노프를 헨리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ㅡ 잠깐, 이번엔 미안해하며 물어보지 않겠소.
    또 의심이라 말하여도 괜찮소.
    당신은 어찌하여 날 찾아왔던 것이오?

이바노프가 무표정하게 헨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ㅡ 천재 과학자 크리스토퍼 헨리.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제가 직접 찾아갈
    명분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굳이 저에게 잘못이 있다면,
    당신을 더 빨리 찾아가 유혈 사태를 막지 못한 게
    잘못이겠지요.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헨리는 순간 이 모든 게 짜여진 시나리오인 것처럼
느껴졌으나, 돌이켜보면 자신이 혈투를 벌였던
대장 놈은 분명 본인을 죽이려 했었기에 의심을
또다시 거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에게 일어난 유혈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 나라의 왕자임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는
이 자는 그들과 한패는 아닌 것 같았다.

헨리가 무릎 꿇은 이바노프를 재빨리 일으키며 말했다.

"뭐.. 뭐 하는 거요! 일어나시오!"

"당신에게서 더 이상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있다면
제 무릎은 아깝지도 않습니다."

"알았소. 그럼 날 찾아온 연유는 무엇이오?"

꿇었던 무릎을 일으킨 이바노프가 헨리의 손을 양손으로
부여잡으며 허리를 숙였다.

"저는 이 난세에 당신 같은 천재를 가만히 두는 세상이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럼 날 이용하여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오?"

"저와 함께 이 세상을 바꿔보지 않으시겠습니까?"

60개의 층을 오른 엘리베이터가 이제서야 열렸다.

80층에서 멈춰 선 엘리베이터.

덜컹ㅡ

열린 엘리베이터의 너머에는 넓게 펼쳐진 뷔페가 보였다.

ㅡ 위대하신 왕자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넓은 뷔페의 몇 안 되는 직원들이 저마다 머리를 조아린다.

그 사이에는 제 혼자 해맑게 음식들을 하나하나 접시에
담고 있는 꼬마가 보였다.

"아빠!"

아들이 음식을 담은 접시를 놓고는 헨리에게 후다닥
달려왔다.

그런 아들을 본 헨리가 눈시울을 붉히며 아들을
끌어안았다.

"아들!"

다친 곳은 없는가, 아들의 몸을 요리조리 훑어보던 헨리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눈물을 머금고서 말했다.

"아들, 엄마는 이제..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갔단다.
우리 아들, 엄마가 보고 싶어도 잘 참을 수 있겠지?"

아들은 이런 헨리의 말을 듣고서도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들이 이바노프를 손짓하여 가리키며 말했다.

"이 형이 엄마는 하늘나라에 갔다고 했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아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헨리가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래, 하늘나라에 가면 엄마가 좋아하는 엄청 이쁜
꽃들이 많아. 엄마는 돌아올 수 없어도 거기서 행복하게
지낼 거란다."

"하늘나라에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내 눈에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곁에 항상 있는 거랬어!" 

헨리가 이바노프를 슥 한번 쳐다보고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이구, 여기 맛난 게 엄청 많이 있네! 아들 배고팠겠구나.
밥부터 먹어보실까!?"

"응!"

총총거리며 자신이 퍼놓은 그릇을 들러가는 아들.
그런 뒷모습을 보고서야 헨리가 이바노프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표현했다.


"정말 고맙소.. 내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아니에요. 아이가 참 긍정적이라서 다행이죠. 아하하!"

"그런데 여기 구조를 보니, 뷔페 같은데 왜 사람이
없는 거요?"

이바노프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여기는 왕궁이에요. 그리고 여긴 내 구역입니다."

이 왕궁의 법도를 모르는 헨리로서는 자신의 구역이라는
이바노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음.. 윗선들의 관계가 서로 좋지 않다는 건가?

"이보게, 부탁이 있소."

"하하, 뭐든지 말만 하세요!"

"내가 필요한 이유는 나중에 듣기로 하고,
아들 좀 잠시 보살펴줄 수 있겠소?"

이바노프가 입가의 미소를 거둔 채 말했다.

"어디.. 가시려고요?"

"아, 걱정 마시오. 금방 돌아올 터이니.
아내를 양지바른 곳에 좀.."

"아 참, 내 정신 좀 봐! 미안해요, 제가 표정관리가 안 됐죠?
당신이 떠날까 봐 살짝 조마조마했나 봐요.
다녀오세요."

이바노프가 저 멀리 고개 숙인 하인을 손을 까딱거리며
불렀다.

하인은 헐레벌떡 그의 앞에 달려와서는 고개를 숙였다.

"넵!"

"여기 오늘 문 잠그지 말고 열어놔."

"혹시 왜 열어놓는 건지 여쭤봐도.."

이바노프가 말없이 그를 매섭게 째려보았다.

"죄송합니다 왕자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하인을 이바노프가 손짓하여 다시
멀찍이 돌려보내고는 헨리에게 다시 웃음 지었다.

"다녀오세요. 아드님은 제가 책임지고 돌봐드리죠!"

헨리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정말 고맙소. 내 최대한 빨리 오겠소."

이바노프가 얼른 가라는 듯,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천천히 오시죠. 여기로 다시 오시면 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진 헨리가
서있던 곳을 멍하게 바라보던 이바노프가 한숨을
푹 쉬었다.

    하.. 젠장,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졌네.

"야,  너!"

이바노프가 소리치며, 손짓하여 돌려보낸 하인을
다시 불렀다.

하인은 겁먹은 표정으로 부리나케 달려와 이바노프의
앞에 섰다.

짝ㅡ
짝ㅡ

하인이 뺨을 맞는 소리가 연신 울렸다.

"말대꾸하지 마."

"네! 죄.. 죄송합니다."

겁먹은 남자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헨리 씨가 돌아올 때까지 네가 저 애 좀 돌보고 있어."

"알겠습니다!"
댓글모음
하앙쿠
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하앙 - 01/11 11:09:02
홀짝귀신디여니
정석으로 한 화당 글자수 5천을 넘기네...
총 65000자...? - 01/11 11:18:36
분류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추천
일반 달리기보다 줄넘기가 좋은 이유?
이지호18
01/11 3593 2
일반 다주기상~~이거[1]
뤠이숭
01/11 4034 0
일반 한번이형님..
에러
01/11 3774 0
일반 다들 즐거워 보인다..[3]
에러
01/11 4691 1
일반 모든 나문희들에게 .
엑스로즈
01/11 4229 3
일반 하이원형님 ㅅ ㅅ. ㅅ[1]
에러
01/11 3944 1
일반 편식님 직촬 (투명안경 & 모히칸)
딩동
01/11 407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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