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앙드레 도박 성공기
4편 : 고래와 하이에나
깨진 유리창 사이로 새벽 바람이 들어왔다.
직원들은 겁먹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하지만 빅앙드레는 태연했다.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을 보며 말했다.
“청소부터 해.”
“형님… 협박입니다.”
정보책 김두식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
“경찰 부를까요?”
빅앙드레는 피식 웃었다.
“경찰은 결과가 난 뒤에 오지.”
그는 주머니 속 쪽지를 다시 꺼냈다.
판돈이 커지면, 시체도 커진다.
글씨는 거칠었지만 손 떨림이 없었다.
겁주려는 놈이 아니라, 익숙한 놈의 필체였다.
“하이에나네.”
“누굽니까?”
“남이 잡은 것만 뜯어먹는 놈들.”
그날 오후.
마담 리나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소문 벌써 퍼졌어.”
“뭐라고?”
“빅앙드레가 이제 끝물이라더라.”
빅앙드레는 웃었다.
“내가 시작도 안 했는데.”
리나는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이번엔 장난 아니야.”
“누구 쪽인데?”
“도성파.”
방 안 공기가 무거워졌다.
도성파.
카지노 주변 자금줄과 사채, 환전을 움켜쥔 조직.
돈 냄새 나는 곳이면 어디든 붙는 무리.
빅앙드레는 짧게 말했다.
“드디어 고기가 왔네.”
그날 밤.
리나는 빅앙드레를 시내 최고급 프라이빗 카지노로 데려갔다.
일반 손님은 들어오지도 못하는 곳.
문 하나를 지나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고요한 조명.
속삭이는 딜러들.
칩이 부딪히는 소리조차 품위 있게 들렸다.
그리고 중앙 테이블.
거대한 체구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고래라 불렀다.
이름은 장태곤.
도성파 자금줄의 핵심.
한 판에 수십억을 흔드는 남자.
장태곤이 빅앙드레를 내려다봤다.
“네가 그 꼬맹이냐?”
“네가 그 고래고?”
주변 시선이 얼어붙었다.
리나는 숨을 삼켰다.
장태곤은 잠시 침묵하다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
테이블 위에 칩이 쌓였다.
오늘 판돈은 십억.
장태곤이 말했다.
“한 판만 하자.”
“왜 한 판이지?”
“난 바쁘거든.”
빅앙드레는 의자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난 네 인생도 한 판이면 충분해.”
딜러 손끝이 떨렸다.
카드가 나갔다.
첫 장.
둘째 장.
정적.
장태곤은 미소 짓고 있었다.
확신이 있는 얼굴.
빅앙드레는 그 얼굴을 오래 봤다.
그리고 칩 절반을 추가로 밀어 넣었다.
리나가 속삭였다.
“미쳤어?”
빅앙드레는 대답하지 않았다.
카드 공개.
장태곤 패배.
순간, 장내가 얼어붙었다.
십억이 빅앙드레 앞으로 이동했다.
장태곤의 웃음이 사라졌다.
“어떻게 봤지?”
빅앙드레가 담담히 말했다.
“네 오른쪽 눈.”
“뭐?”
“좋은 패면 미세하게 감기더라.”
장태곤 손이 멈췄다.
“돈은 커도 습관은 싸구려네.”
장태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경호원 셋이 동시에 움직였다.
하지만 빅앙드레는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천천히 의자에서 내려왔다.
작은 체구가 거구 앞에 섰다.
“돈 잃은 건 괜찮아.”
빅앙드레가 말했다.
“근데 네가 사람들 앞에서 읽혔다는 게 더 아프지?”
장태곤의 주먹이 움켜쥐어졌다.
그때 뒤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끝내.”
검은 세단의 중년 남자였다.
처음 빅앙드레를 데려갔던 그 남자.
그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둘 다 아직 쓸모 있어.”
빅앙드레가 눈을 가늘게 떴다.
“당신은 또 왜 왔지?”
남자는 미소 지었다.
“내 판이 시작됐으니까.”
리나는 처음으로 불안해졌다.
장태곤이라는 고래.
도성파라는 하이에나.
그리고 정체를 숨긴 검은 세단의 남자.
빅앙드레는 이제
돈판이 아니라 전쟁판 한가운데 서 있었다.
새벽.
카지노 옥상에서 빅앙드레는 도시를 내려다봤다.
리나가 옆에 섰다.
“도망칠래?”
“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빅앙드레는 미소 지었다.
“난 밑바닥에서 올라왔어.”
“떨어질 곳이 없어.”
5편 예고 - 하우스의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