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때가 2005년이었나 그랬을거임
초딩학교 마치고 어김없이 집으로 달려가서 가방 내던지고 발꾸락으로 컴터켜서
메이플 주황버섯잡으며 열랩하고 있었음
오후 5시
5살 남동생 어린이집 차 와서 픽업하고 2층집 올라와서 마저 자라고 냅두고
정신없이 메이플하다 7시가 다되가는거임;;
'와 클났다..'
당시에 태권도째면 부모님한테 효자손몽찜 맞기때문에 해가 떨어진 시간임에도
태권도를 갔음..
뛰어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인라인신고 동생 어부바하고 도장까지 하이패스함
50분의 수업을 마치고 30분정도 애들이랑 도장안에서 축구하다 8시반에 집으로 출발함
부모님이 맞벌이 하시다보니 우리가 어린나이에도 밤11시나 들어오셨기때문에
동생손잡고 최대한 빨리갔음
사건은 여기서 터짐
우리집이 달동네같은 도시끝자락에 있어서 가로등도 몇개없고 누가봐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곳임
정확히 집 다와갈쯤에 동네슈퍼가 하나 있는데 딱 거길 접어들쯤이었음
슈퍼에서 가로등 2개정도 거리에 여자한명이 서있는거임
가까이 가면 갈 수록 생김새가 뚜렸해졌는데
앞머리 없는 여신머리(?) 같은거에 그 당시 땡글이 안경끼고 딱 초등학교
여선생님처럼 생겼었고 악어가죽같은 초록색핸드백을 들고있었음
코앞까지 왔길래 지나쳐가려는데 갑자기 대뜸 내 손을 잡더니
살려달래..
???????
내 손잡고 눈 ㅈㄴ크게 뜨면서 벌벌떨고 살려달라고 조곤조곤 말하는데
진짜 도와줘야 하나싶었음
초4 급식새끼가 뭘 안다고 도와준다는 생각했는진 모르겠는데;; ㅋㅋ
근데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거임
그때 그놈목소리라는 아동유괴영화를 봤었는데 상당히 감명깊게봤었고
무섭긴했지만 일주일지나니 촌동네인데 별일있겠냐는 마인드였음
순간 이 마인드가 깨지고 의심과 불안을 느끼게 됨
ㅈㄴ 이상하지않음? 가만히 멍때리고 서 있다가 어른도 아닌 지나가는
애새끼들한테 다 큰 어른이 살려달라는게?
내가 계속 눈 피하고 '왜 이러세요', '이러지마세요' 라는 둥 피할려고 했음
그러다 무심코 '경찰에 신고하시면 되잖아요'
라는 말에 떨리는 숨 갑자기 멈추고 눈이 더 커지면서
'그건 안 돼'
하더니 다시 벌벌떨면서 어떻게해야할까?, 나 지금 너무 무서운데, 얘들아 좀 도와줘
이 말만 10분 넘게 지랄했음그러다 내 손잡고 따라오던 동생이
'그럼 우리집가요'
띠용?
도랏나 ㅆㅂ
했지만 5살에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순진하게 뱉은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 가자!'
하고 존나 좋아하는거임
진짜 씨발 소름끼치게 존나 좋아하고 빨리 가자고 집 안내하라고;;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야! 이 씨발련ㄴ아!'
슈퍼할머니였음
엉거주춤 빠르게 오셔서 내 손잡았던 그 썅년 손 뿌리쳐주시고
'니 뭐하는 년이냐 미친년아!'
원래 입 거치셨지만 그땐 못보던 흥분까지 하셔서 대노하시는거임..
멀뚱히 서 있다가
'뭘 보고있냐! 집에 안들어가고!!!!'
그 말에 정신차리고 코너 꺾어 들어가자마자 동생 업고 미친듯이 달림
2층 ㅈㄴ빨리 올라가서 불 하나도 안키고 창문에 눈만 내밀어서
그년 오는지 보고있었음
이제서야 엄청나게 무서움을 느낀 동생은 애써 소리는 안내는데 계속 울었음..
좀 지났나 계속 보고있는데 뒤늦게 우리가 뛰어온 길을 그대로 걸어와서
두리번 거리다 어디론가 사라졌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일주일동안 학교쉬고 동생도 어린이집 쉬었고
몇년동안 그 일 안 잊혀져서 해지기 직전에 무조건 집에 들어오는 습관 생겼었음
생각해보니 그 당시에 그 여자만 피해야겠단 생각했는데
슈퍼할머니는 언제 없어진지 모름
어느샌가 자연스레 어떤 할아버지로 바뀌어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