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를 앞둔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34·KB금융그룹)가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시작되는 셰브론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인비는 "아마 올해 대회에 나온 선수들은 모두 마지막으로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된다면 정말 굉장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부터 미션힐스CC에서 열린 이 대회는 전통적으로 우승자가 포피스 폰드라고 불리는 연못에 캐디나 관계자들과 함께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이 대회 우승자는 '호수의 여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셰브론 챔피언십이 2023년부터 개최지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변경하면서 '메이저 퀸'이 호수에 뛰어드는 광경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박인비는 연초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로 내걸었다. 그는 "코스가 전체적으로 건조해서 딱딱하고 공이 빠르게 구르는 점이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7·솔레어)도 2019년에 이어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고진영은 대회에 앞서 "내 생애 물속에 뛰어들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해야만 했다"고 3년 전을 떠올렸다.
최근 11개 대회에서 6승, 34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 등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고진영은 여전히 몸을 낮췄다. "아직 최고의 때가 온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 그는 "아마 이 대회에서 5타 차 이상으로 우승하면 최고의 경기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인비·고진영과 함께 김효주(27), 전인지(28), 이정은(26), 최혜진(23), 안나린(26) 등 한국 선수 28명이 출전해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 강력한 라이벌은 태국 선수들이다. 지난해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은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샷을 날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또 아타야 티띠꾼(태국)도 지난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흐름을 이어가겠다며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