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초유의 폭행 사건을 일으킨 윌 스미스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관사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s Arts and Sciences)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상 초유의 폭행 사건을 일으킨 윌 스미스를 상대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측은 성명을 통해 "부적절한 신체 접촉 또는 위협적인 행동, 아카데미의 무결성을 훼손하는 것을 포함하여 아카데미의 행동 규범을 위반한 윌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4월 18일 차기 이사회에서 아카데미는 제명 또는 내규 및 행동 기준에서 허용하는 기타 제재를 포함하는 징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모든 절차가 이뤄지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 측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의 행동은 직접 목격하고 TV에서 목격한 매우 충격적이고 트라우마적인 사건"이라며 "크리스 록이 무대에서 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직접 참석한 후보자, 게스트 및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상황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개됐다."면서 "(폭행 후) 윌 스미스에게 현장을 떠나도록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라고 밝하기도 했다.
아카데미는 2017년 12월 개정한 표준 규정에서 회원들의 윤리적 행동을 명시하고 있다. 규정에는 "그 어떤 형태의 학대, 괴롭힘, 차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적시했으며 지위, 권위, 영향력을 악용해 품위를 해치는 것도 금지했다. 아카데미 위원회는 행동 강령을 위반했거나, 청렴성을 훼손하는 회원은 권한을 정지하거나 회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윌 스미스의 협회 퇴출이나 수상 취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윌 스미스는 지난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 크리스 록의 발언에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뺨을 가격했다. 크리스 록이 시상 전 토크에서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캣 스미스의 삭발 헤어스타일을 보고 "영화 '지 아이 제인2'에 출연하면 되겠다"고 농담을 던진 것이 문제였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2018년부터 탈모증을 앓았고 삭발 헤어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아내의 아픔을 개그의 소재로 사용한 것에 대해 감정조절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돌발 행동으로 시상식을 발칵 뒤집어놓았지만 행사는 중단없이 이어졌다. 이날 윌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흑인 배우로는 역대 5번째 남우주연상이었다. 이날 객석에 자리한 배우들은 무대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며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그러나 시상식 직후 윌 스미스의 폭행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인은 물론 대중들은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며 윌 스미스에 대한 쓴소리를 냈다.
윌 스미스는 "폭력은 어떤 형태이든 독이고 파괴적이다. 어젯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내 행동은 용납될 수 없고 변명할 여지가 없다"라며 "공개적으로 크리스 록에게 사과하고 싶다.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