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코와 목에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콧물, 코막힘, 기침, 목아픔 등의 증상이 생기는 상기도 감염을 말한다. 일부 세균 감염증이나 국소 합병증이 없으면, 약 2~10일 정도 지속되다가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와 하기도 감염으로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이 생기지만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갑작스러운 고열, 근육통, 피로감 등이 심하고 폐렴, 심근염, 뇌염, 척수염 등의 합병증 위험이 높다. 특히 소아, 고령, 임신부, 기저질환자에게 더욱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현재 사람에게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2가지(H1N1과 H3N2)와 B형 2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바이러스 표면의 H항원을 이용하여 인체세포에 달라붙어 침입하고 세포내에서 복제를 일으킨 후 N항원을 이용하여 세포 밖으로 퍼져 나간다.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의 경우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고 있어 H항원은 18가지, N항원은 11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박쥐나 조류 등 다른 동물에게 감염을 일으키지만 중국 등에서 H7N9에 의한 사람감염과 사망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치료제로는 바이러스의 세포탈출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로, 감염 후 48시간 이내에 조기 투약하면 증상 소실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으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환자에 대한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완전한 치료제로 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은 2019년도 중국 우한지역에서 유행하며 처음 발견된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매우 전염력이 강하고 전파속도도 빠르다.
감염되는 사람에 따라 중증도와 증상이 다양한데 발열, 근육통, 피로감, 기침 호흡곤란, 후각이나 미각 소실, 혈관염과 심장질환, 신기능 저하, 간기능 저하, 뇌 신경염, 피부염 등 전신적인 감염증과 후유증들이 보고되고 있다.
물론 감염자의 40%는 확진 당시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만을 경험하여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전파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끊임없이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고 더욱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유행할 수 있고 환경적 사회적으로 밀폐 밀접한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유행과 사망자 증가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이 널리 사용되기 전까지는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감염자 격리 등을 통한 철저한 바이러스 전파 예방만이 유일한 대응책이 되고 있다.
◈ 증상 만으로 구별이 어려워
환자 뿐 아니라 의료진도 증상만으로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아니면 다른 바이러스 감염증인지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가을철 열성질환인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 유행성 출혈열의 초기 증상과도 유사하며, 다른 세균 감염증에서도 발열, 근육통과 같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같은 감염증이더라도 사람마다 증상의 종류가 다르게 나타나거나 경미하게 나타나며, 병의 진행경과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변화하며 다른 감염증이더라도 유사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일단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있으면 코로나19감염증의 가능성 때문에 다른 환자들에게 전파 위험성이 있어 같은 공간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고, 동선이 분리된 진료소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증 진단을 위해서는 코와 목, 객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체를 채취하여 RT PCR 검사법을 실시한다.
인플루엔자 역시 감염 전파 위험이 높으므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RT-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한 번의 검체로 두 가지 모두 진단하는 방법의 정확도가 승인되어 코로나19 감염인지, 인플루엔자 감염인지, 둘 다 감염인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검체 검사에 3~6시간이 소요되는데, 검체 이송이나 접수, 결과 보고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되므로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심 환자에 대한 적절한 격리와 치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RT-PCR 검사를 통해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모두 아닌 것을 확인은 했더라도 발열, 호흡기 증상 등 원인에 대한 진단적 검사와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으로 트윈데믹에 대비해야
아직까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생긴 분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동선이 분리된 진료소 설치가 매우 부족하다.
특히 응급 환자에게서 발열이 있을 경우 필요한 음압 격리 진료실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어서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기타 다른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게 되면 의료이용 현장에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따라서 동선이 분리된 전담 클리닉 설치와 음압 응급실의 증설과 운영 지원이 필요하며, 국가 독감예방접종 사업과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통해 인플루엔자 유행 연결고리를 차단하여 환자발생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국가 접종사업 대상자인 6개월~18세 소아청소년, 임신부, 62세 이상 어르신과 만성간질환, 만성신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자,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 어르신과 환자를 돌보시는 의료진, 간병인과 가족들은 우선적으로 접종을 받아야 한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우선접종대상자 백신의 잉여분이 있다면 접종을 받는 것을 추천하는데, 감염되어 심한 증상을 앓게 되면 일상생활이나 직장 출근이 힘들고 감염을 전파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사항은 인플루엔자 4가 사백신 예방접종을 받은 군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약 40% 감소했다는 네덜란드 연구보고가 있었다.
이는 아마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싸이토카인 반응을 증가시키는 자연 면역력 강화 훈련처럼 작용해 코로나19 예방에도 효과가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 추가 연구들이 필요하지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최근 인플루엔자 유행의 경우 2019년도 1~4월보다 2020년도 1~4월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매우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의 효과가 인플루엔자 예방에도 효과가 있었고 올 겨울에 인플루엔자 유행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2019년 12월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비율의 정점이 외래환자 1000명당 49.8명으로, 2018년 12월 73.3명보다 낮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올 가을 국내에서 백신의 유통과정, 백색입자가 발견된 제품 회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인과관계가 없는 접종 후 사망사례보고 등으로 인해 전 국민적인 불안감이 증가해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과도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때 무리하게 서둘러 접종할 필요는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부작용 관련 연구가 이루어졌고 수십억 인구에게 접종을 시행해 왔기 때문에 안전함이 증명된 예방접종이다.
따라서 안전한 예방접종 수칙을 지키며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관찰과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열이나 다른 감염증이 의심될 때에는 접종을 연기해야 하는데, 어르신의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모호하게 나타날 수 있어 기운없음, 어지러움, 식욕저하 등이 있으면 접종을 연기해야 하고 의사에게 접종 전 예진을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주의할 사항은 심각한 부작용의 경우 약 30분 이내에 나타나므로 접종 후 의료기관에 머무르며 대비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몇 시간 후에 지연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접종당일은 무리한 활동은 피하고 건강상태를 잘 관찰해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받았더라도 예방 효과는 60~80% 정도로 접종 후에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거리두기 등의 방역 수칙은 항상 준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