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존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7년 전에 겪었던 그 사건 때문에 말입니다.
당시에 수능이 끝나고 학교에서 일찍 귀가하여
낮에는 부모님이 모두 출근하셨기에 집에서
혼자 컴퓨터를 하며 매일 놀던 시기였습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오전 수업만 하고 집으로 달려와
컴퓨터도 하고 TV도 보고 있었죠.
나른하게 거실에 누워 [거침없이 하이킥] 재방송을
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현관문 쪽에서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엄만가? 이 시간에 왜 오셨지?'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들어오시면 이 시간에 왜 집에 오셨냐고
여쭤볼 참이었죠.
그런데 한 1분간 조용한 겁니다.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TV에 집중했습니다.
시트콤의 다음 편을 기다리면서 광고를 멍 때리며
보고 있는데 갑자기 도어락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저는 엄마가 오신 건가 생각하고 있는데 곧바로 다시
도어락의 비밀번호가 틀리면 나는 소리가 들려왔고,
저는 아무런 의심 없이 현관문으로 가서 문을 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관 쪽으로 가는 도중 다시 한번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틀리는 소리가 들렸고 순간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었고,
현관문에 있는 구멍을 보는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문 앞에는 어두운색의 모자를 푹 눌러 쓴
어떤 남성이 서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방으로 도망을 가야 하나,
문고리를 잡아야 하나 고민을 하며 가만히 있는데
"삐, 삐, 삐, 삐, 철커덕. 띠릭─"
번호가 맞아서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저는 본능적으로 문이 열리려는 순간에 손으로
빠르게 수동식 잠금장치를 걸었습니다.
문이 덜컥 열리다가 막히더군요.
저는 정말 차라리 기절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문틈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로 불쑥 손이 들어오더니
잠금장치를 풀려고 했고,
잘 되지 않으니 갑자기 욕을 하더군요.
"다시 풀기 전에 그냥 열어라, **놈아!
죽기 싫으면 빨리 열라고, 개**야!"
기억이 자세히 나지는 않지만 그 남자는 욕설을 해대며
문을 계속 열려고 했습니다. 문이 열리지 않자
남자는 발로 문을 세게 찼고,
문이 닫히더니 이내 조용해졌습니다.
그 이후, 경찰에 신고하고 가족들이 모두 와서
조사를 받고.. 정말 하루 종일 심장이 뛰더군요.
경찰들도 우선 집으로 돌아가고,
혹시 무슨 일이 또 생기면 바로 연락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때 당시 네 자리였던 비밀번호는 그 이후로 길게 바꾸었습니다.
그날 밤은 야구방망이를 침대 옆에 놓고
어렵게 잠이 들었던 새벽이었습니다.
"삐, 삐, 삐, 삐"
똑같은 놈이겠죠. 미련하게 같은 번호라고 생각한 건지
두 번 누르고 안 되니까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더군요.
가족들 모두 잠에서 깼고, 이번에는 침착하게
집 안에서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만약 그때 그 잠금장치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범인은 얼마 안 돼 바로 체포됐고,
저희 집은 3~4년 뒤 이사를 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때의 일이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역시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