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핀 남자친구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9·여)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대구 북구의 한 모텔에서 동갑인 남자친구 B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어릴적 친부로부터 학대를 당해왔던 트라우마로 대인관계가 좁았던 A씨는 B씨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면서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하고 어머니에게 소개할 만큼 관계가 가까워졌다.
A씨는 지난해 1월쯤 B씨가 유부녀 C씨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거짓으로 "임신했다", "C씨와 헤어지지 않으면 불륜관계를 폭로하겠다" 등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서 A씨는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 당해 당시 감정 조절이 안됐다.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앙심을 품어 피해자를 살인하려고 계획적으로 준비한 점 등에 비춰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우울증을 앓고 있어 다소 불안한 정신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