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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 "꿈 그리고 엘리베이터"

홀짝귀신디여니
| 조회 : 3536 | 댓글 : 0 | 추천 : 1 | 등록일 : 2022-01-15 오전 1:29:12
예전에 내가 실제로 겪었던 일이다.

어느 날 나는 꿈속에서 쫓기고 있었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필사적으로 쫓는 것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그 존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너무도 평범하게 생긴 어떤 남자였다.
그는 입꼬리를 억지로 잡아당겨 놓은 듯
기괴한 웃음을 띤 채 한 손에 은빛으로 빛나는 칼을 들고 있었다.
그에게 붙잡히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불 보듯 뻔했다.

정신없이 한참을 도망치다 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가 나왔다.
나는 쏜살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내가 사는 8층을 누른 후에 닫힘 버튼을 마구 두들겼다.

찰나의 순간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밖에서 열림 버튼을 마구 눌러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다행히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쓰러지듯 주저앉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띵"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밖이 온통 캄캄했다.

작은 빛 한 점조차 보이지 않자 두려워진 나는
고개를 들어 층수를 확인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 선 곳은 6층.
계단으로 걸어 올라갈까 잠시 고민하던 나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서둘러 닫힘 버튼을 눌러댔다.

문이 스르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자
나는 또다시 벽에 몸을 기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몸이 왜 붕 뜨는 느낌이 들지?

층수를 확인해 보니 엘리베이터는 5층을 막 지나가고 있었고,
화살표가 아래쪽을 향해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버튼을 닥치는 대로 눌러 봤지만 엘리베이터는 멈추질 않았고,
결국 1층에 닿아 버렸다.

"흐흐히히히히히···."

문이 열리고 남자가 입이 찢어질 듯 미소를 지으며
내 몸을 처참하게 난도질해 버렸다. 그 순간···.

"삐삐, 삐삐, 삐삐, 삐삐"

알람 소리에 눈을 떠 보니 날이 밝아 있었다.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찜찜한 기분으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그제서야 어젯밤에 꿨던 악몽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몸을 휙 돌려서 뒤쪽을 돌아봤지만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그저 기분 탓일 뿐이지. 그건 말도 안 되는 개꿈이야.’

그런 생각을 하며 문득 층수를 확인한 나는 순간 멈칫했다.
엘리베이터가 6층에 멈춰 서 있었던 것이다.
왠지 모를 섬뜩한 느낌에 나는 계단으로 향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4층까지 올라섰을 때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고 갈까 하고 문 앞으로 다가간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끼이이이이이익ㅡ 쿠과과쾅 콰콰광 콰광"

금속성 마찰음과 비슷한 소리와 함께 귀가 찢어질 듯
요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6층에 멈춰 서 있던 엘리베이터가 그대로 추락해 버린 것이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만약 내가 그 꿈을 무시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꿨던 악몽과 사고는 단순히 우연의 연속이었던 걸까.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엘리베이터를 탈 때면 늘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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