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겪었던 일입니다.
저녁 후에 저는 복학하기 전까지 김포에 있는
외삼촌의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간조만 했는데 외삼촌 댁에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어쩐지 조금 눈치가 보이더군요.
야간조가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낮에 조금 일찍 일어나면 개인 시간을 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외삼촌에게 야간의 인원이 부족한 것 같다는 핑계를 대며
기숙사 생활을 하기로 하고 현재까지 야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야간 근무를 시작한 지 2주 정도 지난 어느 날,
저는 아주 기묘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꿈에 제가 공장 단지 입구 쪽에 서 있었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주변이 엄청 어두운 것입니다.
그때 어둠 속에서 어떤 실루엣 하나가 다가오는 게 보였는데
여자일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더군요. 그리고·····
"히히히히흐흐하하하하···."
어느새 제 앞으로 가까이 다가온 여자는 저와 눈싸움을 하면서
입을 쭉 찢으며 웃었고, 그 모습이 오싹했던 저는 눈을 피해 버렸습니다.
잠시 후 여자는 옆길 쪽으로 사라졌고, 안심하고 있던 찰나···
"쿵, 쿵"
쿵 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보니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저는 출근 전부터 별 개꿈을 다 꿨네 하면서 시간에 맞춰 공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듣고 있던 음악이 끝나고 내내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는 바로 그 순간···
"쿵, 쿵"
꿈에서 들었던 그 소리가 들려오는 겁니다.
저는 너무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서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꿈에서 봤던 그 여자가 서 있던 공장 쪽에
엄청나게 큰불이 난 겁니다.
그 쿵쿵거리는 소리는 공장을 받치고 있던 기둥이 화재로
무너지면서 났던 소리였죠.
무려 여섯 시간의 진화 작업 끝에 불은 모두 꺼졌고,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공장 안에 아무도 없어서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 역시 없었죠.
만약 그때 그 여자가 외삼촌의 공장으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