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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가위눌린 실화 이야기

이지호18
| 조회 : 3631 | 댓글 : 0 | 추천 : 2 | 등록일 : 2022-01-12 오전 1:06:47

시기는 대략 2007년, 가을에서 겨울 넘어가는 때 쯤 군대에서 겪은 일입니다.

저는 새벽 2~4시 위병근무를 서고 내무실로 돌아와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위에 자주 눌리는데, 가위 잘 눌리는 사람들은 알만한 "가위 눌리기 전의 쎄한 느낌” 이란 게 있습니다. 그날 그게 느껴지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얼마 못 가 가위에 눌렸습니다. 저는 보통 가위에 눌리면 눈이 안 떠지고 소리만 들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눈이 떠지더군요.

가위에 눌리니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졌습니다. 그래서 누워있는 상태에서 눈만 아래로 깔아서 밑을 보니, 웬 하얀 손이 제 가슴 위에 턱 얹혀져 있는 겁니다. 

깜깜한 내무실 안에 마치 그 부분만 빛나는 것처럼 손만 하얗게 보이며 제 가슴에 턱 올라와 있는거죠. 옆에서 자는 사람 손이 올라온 거라기엔 절대 나올 수 없는 각도에서 손이 뻗쳐 나와 있었습니다. 

마치 내무실 바닥을 뚫고 올라온듯한...

저는 너무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은 다음에 속으로 욕을 졸라 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놀라거나 무서우면 괜히 욕을 해서 안 무서운 척 하잖아요. 

저도 눈 꼭 감고 속으로 "귀신이야 뭐야 ㅅㅂ, 귀신이면 나오기만 해봐 아주 죽여버릴거야 XX,” 이렇게 괜히 욕을 계속 하며 무서움을 쫓으려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지요.

그렇게 잠이 들고나서 잠시 뒤,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잠이 깼습니다. 저벅저벅하는 군화발 소리였어요.

저는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불침번이 돌아다니는 소리라고 생각했지요. 그 발자국 소리는 침상 끝에서부터 제가 누워있는 쪽으로 천천히 천천히 가까워지더군요.

그러다 제 머리맡에서 딱!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훅 고개를 숙여 제 얼굴을 쳐다 보는게 느껴졌어요. 왜 사람이 눈감고 있어도 뭔가 가까이 다가오면 그 기척이 느껴지잖아요.

그 발자국 주인이 저의 코 앞까지 얼굴을 갖다대고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저는 저보다 짬 낮은 불침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랜턴켜서 얼굴 확인하면 갈굼 먹으니까 그냥 가까이서 얼굴 확인 하나보다… 그런데 그 놈이 제 귀에다 대고 이렇게 속삭이는 겁니다.


"귀신….귀신….” 


아까 가위 눌렸을 때 제가 “귀신새끼 나오면 죽여버린다” 막 이러고 욕했잖아요. 마치 그 얘길 듣고 어디 한번 죽여봐라 이러는 것처럼 “야, 귀신,귀신!” 이렇게 비웃음 섞인 목소리로 저에게 계속 말하는 겁니다. 

와 정말 미칠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눈 뜨면 죽는다. 무조건 자는 척 해야 된다’. 이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그래서 눈 계속 감고 못들은 척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놈이 갑자기 침상 위에 올라가더니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겁니다. 침상 끝에서 끝까지 쿵쾅 쿵쾅 계속 뛰었습니다. 미칠 것 같은 게 내무실이 떠나가라 뛰어다니는데 소대원들이 아무도 안 일어나는 겁니다.

오직 저만 그 소리를 들으며 그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것…

미칠듯한 무서움을 참으며 계속 자는 척 하는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기절하듯이 잠들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침에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일어나서 소대원들에게 어제 이상한 소리 못 들었냐고 물어보니 아무도 못 들었다고 하더군요. 웬 놈이 침상 위를 그 난리를 피우며 뛰어다녔는데 못 들었다니..

그래서 어젯밤 겪은 일을 얘기해줬더니 이 새끼 귀신 보는 놈이라고 재수없다고 쿠사리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냥 가위를 요란하게 눌린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시간 지나 생각해서 오싹했던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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