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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 "꾸면 죽는 꿈"

홀짝귀신디여니
| 조회 : 3746 | 댓글 : 0 | 추천 : 1 | 등록일 : 2022-01-18 오후 6:52:20
당신들은 꿈을 꾸면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는가? 이 이야기는 그런 꿈 이야기다.

눈을 뜨니 당장이라도 깨질 것 같은 전구 하나가 비추고있는
차갑고 작은 하얀 방 안이었다.

하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내 목까지 덮고 있던 얇고 하얀 시트가 흘러내렸다.
추운 공기 때문인지 갑자기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발가벗고 있었다.
뭐 어떤가.
어차피 꿈인걸.

주위를 둘러보니 이 방이 어딘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내가 누워 있던 침대 양옆으로 똑같은 침대가 하나씩 있었고
그 위에 얼굴까지 흰 시트가 덮여 있는 시체 두 구가 놓여 있었다.
나는 죽은 꿈을 꾸는 것인가? 가슴골 가운데쯤에 손바닥을 대보았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은 잘 뛰고 있었다.
나는 살아 있다.
일단 침대에서 내려와 방의 하나뿐인 문 쪽으로 가 보았다.
잠겨 있었다.
다시 방을 자세히 살펴보려 방 쪽으로 몸을 돌렸다.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지고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가위에 눌린 것 같았다.
꿈속에서 가위에 눌리다니···.

그때 내가 있던 침대 양옆의 침대 위에 있는 시체가
갑자기 꿈틀거리더니 상반신을 일으켰다.
둘 다 나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창백한 피부에 마치 거식증 환자처럼
뼈와 가죽만이 남아 있었는데 오른쪽 사람이 그나마
남아 있는 젖가슴이 그 사람이 여자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여자 쪽이 침대에서 내려와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일어섰다.
관절이 휘어지기라도 했나 보다.
그녀는 표정이 전혀 없었고 온몸에 털이 하나도 없어 꼭 마네킹 같았다.
나는 당연히 남자 쪽도 침대에서 내려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침대 양쪽 끝을 양손으로 잡더니
몸을 서서히 비틀기 시작했다.

우두둑거리는 굉장히 듣기 거북한 소리가 들렸지만
남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비쩍 마른 상반신을 비트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상반신이 몇 바퀴나 돌았을까,
뱃가죽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찢어지기 시작하더니 
하반신과 완전히 분리가 되었다. 
하얀 침대는 점점 검붉은 피로 물들어 갔다.
그리곤 남자의 상반신이 침대에서 떨어졌다.
죽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양팔을 이용해 곧 움직이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떨어져서 목이 부러졌는지
머리가 팔 움직임에 따라 격하게 흔들거렸다.
머리를 과장되게 덜렁거리며 팔로만 움직이는 모양이 매우 괴기스러웠다.

잘린 허리 밑으로 썩은 내장 같은 것이 흘러나왔는데
흰 바닥에 더러운 자국들을 남겼다.
그는 그렇게 무표정한 얼굴을 흔들며 나를 향해 기어 왔다.

"준비···!"

갑자기 옆에서 들려오는 큰 소리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몸을 움직일 수는 없어 그대로 눈알만 돌려서 소리가 나는 쪽을 보았다.
아까 일어섰던 여자가 나를 향해 곧 달려 나갈 듯한 포즈로 서 있었다.

"출발···!"

마치 오락실 기계에서 나올 법한 목소리에 억지로 입모양을 맞춘 듯
부자연스러운 외마디와 함께 여자는 엄청난 기세로 내게 달려왔다.

좁은 방이라서 순식간에 여자는 내 등 뒤에 도달했고
양팔을 내 겨드랑이 밑으로 넣어 날 껴안았다.
나는 어차피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등에 차갑고 뼈밖에 없는 여자의 몸이 느껴졌다.

어느새 그 남자도 내 발치까지 다가와서는 비쩍 마른 팔로
내 양다리를 잡고 내 몸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눈이 있어야 할 곳에 지렁이와 구더기가 가득 차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는 그 얇은 팔을 경이롭게 사용해서
내 몸을 끝까지 기어올라 왔다.

내 눈 바로 앞에 그의 얼굴이 오더니
지체 없이 자신의 입을 내 입에 갖다 댔다.
입안에 더러운 맛이 퍼졌다.
그리고 뭔가가 꿈틀거린다.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아마도 그의 눈 안에 있던
그것들이 내 입으로 옮겨온 것이라 생각됐다.

그가 입을 뗐다.
더러운 냄새와 맛 때문에 토가 나올 것 같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처럼 입도 열리지 않았다.
이내 그것은 내 목구멍 안으로 넘어갔다.

"시작···!"

다시금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전자음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다시 내 발밑까지 내려가서 한쪽 팔로 내 다리를 감아 잡더니
왼쪽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 마른 팔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힘이었다.
여자는 내 등 뒤에서 내 가슴팍을 팔로 감아놓고
반대쪽으로 돌기 시작했다.
마치 수건을 짜듯이 내 몸뚱아리가 돌아가고 있었다.

몇 바퀴나 돌았을까,
나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내 눈앞에는 내 다리가 그대로 서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내 상반신과 하반신이 그 남자처럼 분리된 것 같았다.

난 아직도 몸이 굳어 있어 눈을 감을 수도 없이 그 광경을 다 지켜보았다.
여자는 어디선가 실과 바늘을 꺼내 남자의 상반신을 내 다리 위에 올리고는
내 골반의 살과 그의 썩은 살갗을 꿰매기 시작했다.

그는 이내 내 다리를 자신의 다리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 다리가 아니라 그의 다리라고 해야 하나.
그는 기쁜 듯이 방 안을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저기에 마구잡이로 부딪히고 있었다.

아참, 그는 눈이 없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손 두 개가 내 눈을 한쪽씩 가렸다.
아마도 그 여자일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 신경과 혈관이 한 가닥씩 끊어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천천히 내 눈알을 뽑고 있었다.
그것을 아마도 그에게 줄 것이다.

이내 두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방 안은 고요해졌다.

나는 어둠 속에서 혼자가 되었다.
나는 양팔의 힘을 있는 힘껏 내서 방에서 도망치려
문 쪽으로 다가갔지만 다리가 없어서 문 손잡이에 팔이 닿지 않았다.
아까 그의 다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 그의 침대 쪽으로 기어가
침대를 뒤졌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난 그렇게 암흑 속에서 한참을 기어 다니다가 잠에서 깼다.

그리고 나는 얼마 전 교통사고로 두 눈을 실명하고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아무래도 꿈이 심상치 않아 병원에서 사람을 시켜 알아봤더니
나와 비슷한 꿈을 꾸고 나서 다친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았다.
사람들의 공통점은 꿈속에서 털이 없고 비쩍 마른 무표정한 남녀가 나왔고,
상황은 다르지만 나와 같이 그들에게 신체 부위를 빼앗기는 꿈을 꾸었으며
하나같이 그곳을 다치거나 잃게 됐다는 점이었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확인할 방법이 없기에
알 수 없었지만 이런 식이라면 꿈속에서 그들의 손에 죽게 되면
현실에서도 죽을 것이 분명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그 사람들은 무속인과 종교인들을 초빙해 나름대로의 해결책도 내놓았는데,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미리 알아 두고 혹시라도 꿈에
무표정한 남녀가 나오거든 꼭 이대로 따라 하기 바란다.

일단 그들은 우리가 그들을 발견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기 전까진
깨어나지 않는 것 같다고 한다.

그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정확히 단언하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그들이 깨어나기 전까지 머리를 그들의 몸에서
떼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목을 비틀어서든 물어뜯어서든 주위의 사물을 이용해서든
꼭 머리를 떼어 내야 한다.
그 외에 그들이 깨어나는 것을 막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만약 머리를 떼어 내지 못했는데 그들이 깨어났다면
그들이 몸을 가져가기 전에 꿈에서 깨어나기를 기도해라.
부디 당신들의 꿈에는 무표정한 남녀가 나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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