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컴퓨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창밖에서 어떤 허름한 차림을 한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야, 뭐 해?"
"저, 컴퓨터 하는데···. 근데 그쪽 저 알아요?"
"아니? 그냥 배고파서. 배고파서 그러는데, 너희 집에 들어가도 돼?"
창문 하나를 마주 보고 대화를 하던 나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라면이라도 끓여 주려는 생각으로 승낙했다.
"네, 네. 여기 현관문 쪽으로 들어오세요."
그리고 나는 현관문으로 향했다. 현관문 잠금장치를 풀려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현관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야, 빨리 열어 줘. 배고프단 말이야."
그리고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집 창문은··· 맞다, 방음 유리로 돼 있잖아!'
그 사실을 깨닫고 나는 풀려 있던 다른 잠금장치도 모두 잠가 버렸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밖에서는 그 여자가 아쉬운 듯한 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아~ 아깝네~. 맛있게 생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