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에 겪었던 실화입니다.
몇 명을 빼놓고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아직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오싹해지네요.
저는 그 순간이 최고로 무서웠습니다.
6년 전, 수능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할 때였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가 춘천에 있는 □□ 고등학교였거든요.
어쨌든 학교를 땡땡이치고선 우리는 한 친구의 자취방에 놀러 가게 되었습니다.
민규와 성일이, 저까지 세 명인데 정말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매일 세 명이서 붙어 다니다시피 했습니다.
그날따라 할 일도 없어서 민규의 자취방에 놀러 가
므흣한 비디오를 심층 분석 및 토론을 하려고 비디오를 빌려서 보는 중에
민규와 성일이가 말다툼을 하더군요. 매일 둘이 티격태격 싸우는 터라
저는 그냥 비디오나 보고 있는데 둘이 싸우는 게 점점 거칠어지는 겁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중간에서 싸움을 말리는 최고로 좋은 방법이
담배를 하나씩 물게 하는 거였는데(경험상입니다.)
그래서 제가 얼른 담배를 사러 슈퍼에 갔다가 돌아왔는데 이미 일이 터진 겁니다.
민규놈이 박카스 병으로 성일이의 눈을 때려서 성일이는 한쪽 눈을 부여잡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119가 오고 성일이는 몇 달 병원 신세를 지고 퇴원했지만
이미 한쪽 눈을 실명한 상태였습니다.
양쪽 부모님은 법정 공방으로 엄청 싸우고 있는 중이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병으로 때린 민규가 성일이를 찾아와서는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저 같으면 사과를 안 받아 주겠지만 성일이놈은 알았다고,
괜찮다고 그러는 거였습니다.
성일이의 표정은 알 수 없는 표정이었습니다.
정말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간이 지나고 3명은 예전처럼 자주 어울렸지만 성일이의 표정은
가끔씩 이상하게 변하곤 했습니다.
눈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죠.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까, 성일이가 그랬습니다.
민규네 집에 가서 놀자고.
솔직히 저희 둘은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눈을 다쳤던 곳인데···. 그런데도 자꾸 가자고 하니 할 수 없이 갔죠.
가서 늘 그런 것처럼 담배도 피우고, 야동도 보고, 비디오도 보고,
채팅도 좀 하고 그러다가 성일이가 그러더군요.
눈 때문에 술 못 마신 지 너무 오래돼서 술을 좀 마시고 싶다고요.
마침 우리도 마시고 싶던 터라 술을 사 가지고 자취방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세 명이서 술을 계속 마시다가 점점 술에 취하고 그러다 보니
민규가 성일이한테 울면서 미안하다고 그러고···.
원래 술 취하면 이성보단 감성이 앞서잖아요.
저는 중간에 술이 맥이 끊어지지 않게 계속 마시는 중이었고,
아마 그때 세 명이서 오랜 시간 동안 참 많이도 마셨습니다.
그러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몇 시간쯤 지났을까, 비명소리가 나더군요.
비명소리 비슷한···. 그 비명소리가 술을 마셔서 그런지
꿈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그래서 한참을 누워 있다가 눈을 떴는데
정말 심장이 멎어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말도 안 나오고 몸이 움직이지도 않더군요.
뭐랄까, 몸이며 치아며 다리가 미친 듯이 떨렸습니다.
왜냐면 눈을 떴을 때 성일이가 자고 있는 민규 옆에
다가가서 눈을 젓가락으로 찌르고 있었거든요···.
아니, 눈에 젓가락이 꽂혀 있더군요.
그 순간 가서 말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는 척하려고 눈을 다시 감으려고 해도 눈도 감기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을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눈도 감지 못한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한 몇 분 좀 지났나, 저에게는 몇 시간이 지났던 것 같았습니다.
민규가 비명을 지르다가 갑자기 멈추더군요.
그러고 나서 성일이가 제 쪽으로 고개를 확 돌렸는데 눈이 딱 마주친 겁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더군요.
정말 숨이 안 쉬어져서 호흡 곤란으로 죽을 것 같았습니다.
성일이는 저를 한 번 보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열쇠를 집어서 주먹으로 꽉 쥐고 저한테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너도 똑같은 개**야!!!"
이러면서 달려드는 것이었습니다.
벌벌 떨면서 얼굴을 가렸는데 성일이란 놈이 정말 사정없이
열쇠를 든 주먹으로 머리를 계속 찍더군요.
열쇠를 송곳처럼 세워서 말이죠
그러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마 민규와 제가 소리를 지르는 통에
주인집 아저씨가 듣고 나오셨나 봅니다.
성일이가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볼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봤을 때 눈을 찌를까 봐서···.
주인아저씨가 들어오셔서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저는 머리를 몇 바늘 꿰맸지만 민규는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대수술까지 했고요.
나중에 경찰 한 분이 오셔서 성일이를 체포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나서 그 경찰분이 성일이가 눈을 다치고 난 후부터
일기 같은 걸 써 놓았는데 우리를 죽일 계획을 잡아 놓았더라고 하셨습니다.
성일이가 징역을 살다가 이제 곧 석방된다고 하는데 정말 무섭습니다·····.